제주 한화꿈에그린 한동안 장기 침체 상태에 놓여 있던 제주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움직이는 모습이다. 기존 아파트에선 신고가를 기록하는 단지들이 나오는가 하면 분양 성적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제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작년 12월 대비 0.8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보합을 나타내고, 수도권은 물론 대전, 울산, 전남 등 5대 광역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 제주에서는 최근 신고가를 경신하며 실거래 신고된 단지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한화꿈에그린’ 전용 108㎡는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같은 면적이 9억98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일년도 안 돼 3억원이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7월 6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제주 연동 대림e편한세상 1차’ 전용 84㎡는 지난 2월 9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제주시 도남동 ‘e-편한세상 2차’ 전용 120㎡도 1년 만에 2억원이 오르며 올해 들어 7억96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분양시장도 훈풍이 불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지역별 민간아파트 평균 초기분양률’ 자료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주도에서 8개 단지에서 분양이 진행된 가운데, 평균 초기분양률이 10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UG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평균 초기분양률은 단지 분양 초기 시점의 총 분양 가구 수 대비 계약 체결 가구 수의 비율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시장이 활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제주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비규제지역 풍선 효과와 국제학교 수요 증가, 입주물량 감소 등이 맞물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제주와 강원만 도내 전 지역이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이에 비규제지역으로 투자수요가 몰리며 지난해 제주 아파트 거래량의 4분의 1은 외지인 거래로 나타났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러 규제와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수요가 줄어든 데 반해 제주는 비규제지역 이점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해외유학이 어려워지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국내 국제학교로 유학 수요가 몰린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인가를 받은 국제학교는 국내 총 6곳인데, 이 중 4곳이 제주도 서귀포 영어교육도시에 있다.